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19. 8. 28. 22:57자기계발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라캉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며, 김어준 총수가 강의에서 자주 인용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인간은 어렸들 때부터 부모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를 테면 아기가 웃어서 부모가 좋아하면 웃으려고 한다던가, 공부를 잘해서 부모가 칭찬을 하면 그에 부합하려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랬었던 것 같고, 심지어 서른 중반이 된 지금도 그렇다. 인생에서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이를 테면, 사업을 한다던가, 이직을 한다던가, 결혼 문제에 관해서도) 말로는 부모님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라고 어른인 척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의 의견과 완전히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기가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공감하는 사람들,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부모말을 다 들으면 정말 위험하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우리 주위의 문제아들이나 정말 왜 저러고 사나 싶은 친구들, 혹은 인성적으로 정말 문제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다 결혼해서 아이를 놓고 산다. 그 애들이 부모의 말을 다 따르며 산다고 생각해보라. 제대로 된 인성/정신/도덕적 교육 못 받을 가능성, 매우 크다. 그 말인 즉슨, 부모의 말 다 들으면 큰일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정신적/정서적인 독립을 해야 한다. 부모도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사실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효 사상이 뿌리 깊게 박힌 나라에서는 이 사실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무의식의 힘은 우리의 생각보다 깊고 무섭다. 

아무튼,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을 한 후엔 그럼 무엇이 필요한가? 


나라는 인간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내면의 성찰/나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게 너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니, 이번 글에서는 논외로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곰곰히 생각을 해 본다면 거창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취향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거나, 관심받고 유명해지는 것을 즐긴다거나,  글 쓰는 것이 좋다거나, 예쁜 옷으로 자신을 꾸미는 것이 좋다거나, 뭐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자신만의 호불호를 의식적으로 생각하다보면 내가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점점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취향들을 조금씩 계발하다보면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영업직에 맞을 수도 있고, 관심 받고 유명해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유튜버가 될 수도 있겠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작가나 평론가가 될 수도 있고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의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여러가지가 있으면 더욱 좋다. 결합되는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패션을 좋아하고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면 패션 유튜버가 될 수 있고, 그림을 좋아하면서 비즈니스에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그림 쇼핑몰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호불호를 파악해야 되는 이유는 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싫어하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흔히 어리석은 질문을 하곤 한다. 이 남자가 나를 좋다고 하는데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 괜찮나요? 라던가, 직장을 구하는데 업무는 괜찮은 것 같은데 급여가 좀 적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같은 질문들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사실 남에게 물을 질문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들이다. 스스로에게 나는 경제적 안정성에 더 행복을 느끼는가? 사랑에 더 행복을 느끼는가? 

안 해봐서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다. 현재의 상황에서 약간이라도 더 끌리는 쪽으로 해 보는 수 밖에. 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거다. 쓰고 나니 간단하지만 이치가 그렇지 않은가. 

지난 번 작심삼일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쓴 대로 척척 아무 고민 없이 잘 살기 때문에 쓰는 것은 아니고, 머리로는 알지만 사실 나도 잘 안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되뇌이고자 쓰는 의미가 크다. 그리고 누가 볼지 안 볼지는 모르겠지만, 혹여나 보는 이가 있고 조금이라도 내 글이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보람이겠다. 안녕